최근 사의 표명한 아베 인기 급상승에는 이런 일본인의 심층심리가 있었다

지난 8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총리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는 없어 후계자가 결정될 때까지는 총리를 맡겠다고 했다. 현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하며 후임 총리는 916일 취임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의 사임 이유는 지병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베 총리가 사의를 밝히자 일본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고 동정론이 확산된 것이다. 19604·19혁명으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를 발표하고 경무대(지금의 청와대)를 떠나 망명길에 오를 때 많은 국민들이 거리에 나와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연상케 한다.

아베 동정론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SNS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야당 의원이 욕을 엄청 먹었고 지금까지 아베 정권을 냉엄하게 비판해온 입헌민주당의 렌호(蓮舫) 부대표는 센스 있게 몸을 자애하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런 현상은 일본인들이 보기에도 신기했던 모양이다. 일본인은 뭔가 지위에 있던 사람이 그만둔 경우 재임 중에는 비판이 많아도 사임표명 후에는 비판을 삼가도록 생각된다. 왜 그럴까? 11일 오토난사가 캐리어컨설턴트 오노 가쓰히로(小野勝弘)의 분석을 게재했다./ 편집자 주

최근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photo 위키미디어/Dick Thomas Johnson 
최근 사의를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photo 위키미디어/Dick Thomas Johnson 

비판을 그만두는 두 가지 이유

 

질문 : 재임 중에는 비판을 받고 있던 장관과 기업의 사장 등 뭔가 지위에 있던 사람에 대해 사임을 표명한 후에는 비판을 피하는 경향이 일본에 있는 듯이 생각됩니다. 왜 그럴까요?

오노 : 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 그대로 비판은 언제까지나 계속됩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서 비판이 진정되는 것은 왜인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저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사임하는 것까지가 그 지위에 있는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이라는 것은 뭔가를 하는 행위 그 자체를 자리키고 있고, 사임이라는 것도 그만둔다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행위를 마친 후에는 비판할 수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자신에게 정의(正義)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직접 피해자가 본인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것 이외에 사회정의라는, 전체를 생각한 경우의 비판이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정책은 저소득자를 한층 아프게 하는 것이다!’라든지, ‘이번 분식결산은 ~~업계 그 자체의 신뢰를 잃게 하는 것이다!’라든지, 그런 비판을 여러분 들은 적이 있지 않은가요.

전체를 위해, ‘사임했다는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지금까지 하고 있던 사회를 위해 사임하라는 비판에서 일변하여 사적인 원한, 왕따, 재미있으니까라는 개인적 이유가 되기 쉽고,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받을 수 없는 비판이 된다는 의식이 싹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 앞에서 언급한 비판을 피하는 경향시체에 채찍 때리는짓을 싫어하는 풍조와 통하는 것일까요?

오노 : 일본에 시체에 채찍 때리는짓을 싫어하는 풍조가 있을까요? 애초에 중국 고사(死屍加鞭)에서 온 이 말은 원래 원한을 풀때의 이야기입니다. 일본에도 복수처럼 원한을 푸는행위는 일종의 미담으로 여겨지는 것조차 있는 이상 애초에 싫어하지는 않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에는 비인정적인 부분을 싫어한다는 풍조도 강하고 풀어야 할 원한을 푼 후에는 상대방도 생각하라는 것이 일본인의 사고방식이 아닐까요.

호간(判官)비이키(약자나 패자를 동정하는 심리)’라는 말이 전부를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약자를 편들어준다는 문화가 일본에 뿌리내리고 있는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시체에 채찍질이라는 고사처럼 사임한 사람을 다시 비판하는 것은 약자를 다시 학대하는 듯한 행위이기 때문에 미움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 그만 둔 이유가 병이면 컨디션을 염려하는 배려는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그렇다 치고, 재임 중 행위에 비판해야 할 점이 있으면 그것은 비판·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시체에 채찍 때리는행위로 간주될까요?

오노 : 비판밖에 하지 않는다면 시체에 채찍 때리는행위밖에 안 되겠죠. 애초에 비판검증·개선에서는 의미가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판은 그 사람 그것의 인격과 행위에 대해서 NG를 외치는 것이고, 말하자면 과거의 것을 늘 거론하고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역으로 장래에 시점(視點)을 두고 왜 그 행위가 일어나고 말았는가, 어떡하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될까를 생각하는 것이 검증·개선입니다.

비판에 그친다면 앞에서 언급한 시체에 채찍질뿐인 행위이고 의미는 없겠죠. 그러나 이제부터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검증·개선해 가는 것은 크게 의의 있는 것이 됩니다. 비판을 통해 문제점을 깨닫고 검증·개선해 간다는 양상의 차이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 : 그만두는 이유가 병이 아니라 불상사였던 경우도 비판은 피해야 할까요?

오노 : 앞에서 언급한대로 비판 자체는 장래의 계기 만들기가 될 수 있으므로 크게 외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하지 않을 것, 너무 감정적으로 되지 않을 것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중이 미우면 가사(袈娑)도 밉다는 관용구가 있지만, ‘사장이 미우면 회사도 밉다는 것이 돼서는 본말전도입니다.

사장의 뭐가 나빴는가? 어떡하면 후임 사장은 이번의 비판을 만회할 수 있을까? 사임이라는 계기의 뒤에는 이같은 미래로의 시점(視點)을 갖고 논의를 계속해가고 싶네요.

/ 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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