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가 140년밖에 안 되는가?

22학년도 수능 한국사 문제를 보면서 혀를 찹니다.

22학년도 수능 한국사 문제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지난해 수능 한국사 시험은 총 20문항 중 수탈(그것이 지배층이든 이민족에 의한 것이든)에 대한 문제가 9문제가 출제됐습니다. 한국사를 지배에 대한 피지배층의 저항의 역사로 보는 듯해서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현 정부의 이데올로기랄까 철학이 녹아든 시험지 같아서였습니다. 역사가 지배와 피지배의 문제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인가요? 하여, 올해 시험은 어떨지 꽤나 궁금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역시나입니다. 20문항 중 19세기 말 이후 문제가 10문제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역사5000년으로 볼지, 3000년으로 볼지, 그도 아니면 2000년으로 볼지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사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사 시험 문항 절반을 지난 140년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서만 묻는다면, 이것이 한국사 시험인가요, 아니면 한국 근현대사 시험인가요?

문항 내용도 한결같이 독립운동이나 저항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12번 동학농민운동 13번 신민회 운동 14번 신간회 운동 153·1운동 16번 조선총독부 회사령 공포(1910년 말) 17번 한국혁명여성동맹(1940년 창설) 184·19 19번 모스크바 3상 회의 뒤 설치된 미소공동위원회... 근현대사 문제는 아니지만 5번 문제 역시 몽골 간섭기에 대해 물었더군요.

 

이럴 거면 그냥 한국 근현대 저항운동사로 과목 이름을 바꾸자고요. 21세기 중엽 이후 세계를 이끌 세대에게 이런 식의 역사를 배우게 해서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요? ‘국뽕을 양산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20세기 강점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가 경탄하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이야기는 한국사 문항 그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긴 뭐, 국어에서는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하여 철학사 전공자 외에는 관심조차 없을헤겔의 변증법 철학에 대해 물었지요? 1980년대처럼 헤겔의 변증법을 신세대에게 공부시켜서 지금이라도 사적 유물론의 중요성을 가르치려 하는 것인가요? 이런 식으로 수능 문제를 내서, 학생들에게 특정한 방향의 생각을 갖도록 하려는 것인가요?

제가 과연 편향된 생각을 가진 것인지요. , 선입견 없이 22년도 수능 한국사 문제 한번 풀어보십시오. 아래를 누르셔서...

추신=제 핸드폰에서는 링크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사 시험지가 뜨지를 않습니다. 하여, 사진 자체를 본문에 첨부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국사 시험지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보시고요.

http://cdn2.kice.re.kr/question/s11n22_4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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