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와 바둑의 공통점

Dr.G 이주호 대표 제공
Dr.G 이주호 대표 제공
 

재즈에는 즉흥연주(improvisation)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연주 중에 연주자들이 악보에 없는 멜로디를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냥 무턱대고 아무 음이나 연주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숙련된 기본적인 코드에 맞추어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집 둘째가 유치원 때 바둑을 두었습니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바둑판 앞에 앉아서 복기를 하는데 바둑을 둘 줄 모르는 제 눈에는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아들, 300수가 넘는 걸 어떻게 다 외워서 다시 두는거야?“

원래 그렇게 두는 거에요.“

아들의 대답은 알고 보니 상대가 돌을 놓으면 그 위치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석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면 다양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포석을 외워서 두게 되고, 그래서 300수가 넘는 기보를 쉽게 외워서 반복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재즈의 즉흥 연주를 하는 연주자들이나 바둑 시합에 몰두해 있는 프로기사들의 뇌사진을 찍으면 뇌의 연결성이 감소되어 있습니다.

뇌의 다른 영역이 조용해져서 더 작고 집중된 네트워크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몰입의 경지인 Flow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재즈와 바둑처럼 일도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다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자재로 대처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 경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의 일은 예술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창조적인 자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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