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서기 운동을 시작한 이유

Dr.G 이주호 대표 제공
Dr.G 이주호 대표 제공

미국에 갔더니 거긴 공중전화에서 한줄로 서더라구요. 한국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1996년이었다. 여름방학에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배가 말했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우리도 하면 되지!“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장이 안 좋았던 나는 화장실에서 줄을 잘못 섰다가 낭패를 본 적이 종종 있었다.

가을학기 교양수업으로 김현미 교수님의 문화인류학 수업을 신청했다. 마침 조별 활동(요즘 말로 팀플‘) 과제가 있었다.

함께 할 학우들을 모집했다. 다행히 과후배 이정효를 비롯해서 10명 정도가 동참했다.

우린 먼저 공중전화 부스 4대가 설치되어 있는 학생회관 1층 로비에 모였다. 바닥에 청테이프로 발바닥 모양의 유도선을 그렸다. 각자의 공강시간을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한 줄로 서달라는 현장 안내를 했다.

곧이어 중앙도서관 5층에 있었던 두 대의 복사기 앞에도 한 줄 서기가 시작되었다. 각 단과대학 화장실 앞에도 학우들이 한 줄로 서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KBS 9시 뉴스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중앙일보 사회면에도 박스 기사로 소개되었다.

몇 년 후 이 한줄서기 운동은 월드컵을 앞두고 발족한 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라는 단체에 의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삶의 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 우리가 해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도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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