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대한 기억을 확보하라

Dr.G 이주호 대표 제공
Dr.G 이주호 대표 제공

아리 드 호이스는 그의 책 'The Living Company'에서 '미래에 대한 기억(Memories of future)’이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미래에 대한 기억이란 만약 이러이러한 일들이 발생한다면 무엇을 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남은 기억들을 의미합니다.

예측 자체는 미래의 행동 계획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게 됩니다. 반면 기업이 '미래에 대한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새로운 정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으면 늦습니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이미 그 일을 예상하고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시나리오가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생존 확률이 다릅니다.

평소에 미래에 가능한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하고 그러한 상황에서 취해야 할 행동 계획을 집단적으로 모색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의 정확성 여부가 아닙니다.이 과정을 통해 조직이 미래에 대한 기억을 축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놓는다.’는 뜻으로, 제나라 귀족 맹상군과 그의 식객 풍훤의 일화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맹상군은 풍훤에게 봉읍지인 설읍에 가서 백성들에게 빚을 받아오게 합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우리집에 없는 것을 사오라고 합니다.

그러나 풍훤은 오히려 백성들의 빚 문서를 모두 불태워서 빚을 탕감해주고 돌아옵니다.

빚은 다 받아왔는가?”
, 다 받았습니다.”

그럼 무엇을 사왔는가?”
분부대로 공자님의 댁에 없는 것을 사왔습니다. 소인이 보건대 공자님의 댁에는 다른 것은 다 있는데 오직 ()’가 부족한 것 같아서 를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후 제나라 민왕이 맹상군을 파면시키자, 그는 풍훤과 함께 설읍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설읍의 백성들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1백리 밖까지 나와 그를 환대합니다.

풍훤은 이후에도 양나라 혜왕에게 가서 맹상군을 추천하고, 혜왕은 수레 1백대와 황금 1천근을 가지고 맹상군을 데려오게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제나라 민왕은 놀라서 다시 맹상군을 정중히 모셔오게 됩니다.

저는 풍훤이 맹상군이 앞으로 겪게 될 일을 미리 알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맹상군이 곤란한 지경에 처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했을 뿐입니다.

기업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외부의 미세한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여, 이 변화가 미래에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계획을 미리 세우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풍부한 기억으로 여러 개의 굴을 미리 파놓은 조직일수록 어떤 환경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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