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체, CIA 등이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고 분석

지난 21일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CNN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후 첫 주말이 흐르고 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평온한 주말을 보내고 있지만 한반도와 관계가 밀접한 미··일 등의 정보기관과 언론들은 추가 정보를 입수하느라 여념이 없다.

25일 일본의 데일리신초(新潮)가 최근 김정은 관련 보도를 둘러싸고 막후에서 치열하게 전개 중인 각국의 정보전에 대해 진단하는 기사를 실었다. 내용이 흥미로워 전문 게재한다.

 

세기의 대특종인가, 대오보인가? CNN21일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도 크게 보도했다. 우선은 각 신문의 이날 석간에 게재된 제목을 살펴보자.

요미우리신문 정은씨 수술 받아 위독미국 보도 용태 호전별도 보도도

마이니치신문 북한:김정은씨에 위독설 심장수술 후 합병증’ CNN 보도

다음은 교도·지지 통신사와 다음날 22일 조간에서 보도한 산케이신문의 제목이다.

교도통신 김정은씨, 수술 받고 중태라는 정보 미 CNN 보도, 한국은 이변을 부정

지지통신 김정은씨, 수술에 중태 정보=별장에서 치료 중이라는 보도도, 한국 특이동향 없음’-CNN”

산케이신문 “‘정은씨, 수술 후에 중태미국 보도, 한국 정부는 부정

 

충격적인 뉴스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교도·지지·산케이 각 매체의 제목에도 있는 대로 한국은 정보를 부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1일 회견에서 미국과 연계해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기로 했다. 냉담한 인상을 받은 이도 적지 않을 터, “CNN 보도는 정말인가?”라고 의문을 느낀 분도 있을 것이다.

북한 정세에 밝은 도쿄통신대학의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교수에게 취재를 의뢰하자 일본, 한국, 미국의 3개국은 김정은씨가 수술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설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조부 김일성, 부친 김정일도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돼 있다. 즉 집안내력이 심장병인 것이다.

김정은씨는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고, 꽤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CNN이 보도를 한 전날인 420일 한국의 데일리NK는 김씨가 심혈관계 수술을 받고 지방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시게무라씨)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관리는 프랑스 의료기관이 전통적으로 관여해 왔다. 북한 국내의 의사가 담당한 경우 설령 (김정은이) 병사(病死)이더라도 (의사를) 처형할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정은씨는 작년에 페이스 메이커(pace-maker)를 넣었다는 정보가 있고, 또 금년 2월에는 프랑스 의사가 심장수술을 권고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정은씨는 중요한 행사에서도 동정이 전해지지 않는 등 수상한 점이 많았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꽤 긴급을 요하는 수술이 북한 의사에 의해 집도된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시게무라씨)

동정의 혼란을 보도에서 되짚어보자. 교도통신이 416일에 보도한 북한, 김정은씨 동정 전하지 않고 태양궁전에도 모습 없어에서 소개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고 김일성 주석 탄생 108년을 맞이한 15일 조선노동당과 정부, 군의 간부들이 김일성씨의 유해가 안치된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해마다 간부들과 함께 방문해온 김정은 당위원장의 모습은 없고, 일본·미국·한국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김정은씨가 명실 공히 최고지도자가 된 2012년 이후 북한 매체는 매년 415일이나 그 다음날에는 김정은씨의 태양궁전 방문을 전하고 있고, 보도가 없는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씨는 이달 11일에 당 정치국회의에 출석한 것이 12일에 보도된 이후, 동정은 미상이다. 12일에 열린 국회의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시게무라씨는 최고인민회의에서의 부재는 당초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만연하고 있어, 그 감염 예방의 일환이라고 생각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원래 최고인민회의는 1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이틀 늦게 열렸습니다. 이유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표되고 있지 않습니다. 최고인민회의에는 약 600명이 출석하기 때문에 당초는 전원에게 PCR검사를 실시했더니, 몇 명인가 양성반응이 나온 게 아닌가라고 보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김일성 생일에 김정은의 동정이 전해지지 않았던 것에서 일본·한국·미국은 이상사태발생을 분석했다고 한다.

 

데일리NK 특종의 배경

 

어쨌든 김정은에게 김일성 유해안치장소의 방문은 국가통치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의 하나다. 결석은 있을 수 없다.

북한도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심장질환 리스크가 있어 대책을 마련해왔습니다. 도쿄도 내에 있는 종합병원의 도움을 받아 평양에 종합병원 김만유병원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심장병 수술, 치료에 필요한 최신 기자재를 갖추고, 도쿄도 내의 종합병원과는 인적 교류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찰위성으로 김만유병원을 감시하고 있을 터이기 때문에, 사람과 차의 이동을 파악해서 수술의 확증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시게무라씨)

조선중앙통신이 게재한 김정은의 근황도 흥미롭다. 이 매체는 10일 김정은이 포격훈련을 지도하는 모습과 11일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에 출석했을 때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 중에서 적어도 회의 사진은 작년 사진을 다시 썼을가능성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저러나 김정은의 수술정보는 한국과 미국의 첩보기관이 각각 다른 필요성에서 언론에 흘렸다고 보인다.

북한과의 융화노선을 지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일관적으로 국내의 대북첩보부문을 냉대하고 있습니다. 일례를 들면 북의 스파이를 검거하는 권한을 박탈해 버렸습니다. 이만큼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에서 첩보부문이 북한에게 불리한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하면 바로 좌천된다고 합니다. 요컨대 김정은씨의 수술정보를 캐치해도 지금 정권에서는 유효하게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첩보기관은 데일리NK에 흘렸다고 생각됩니다.”(시게무라씨)

한편 미국은 북한 국내의 스파이로부터 얻은 정보와 위성 감시 등을 합해 트럼프 대통령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18일 회견에서 김정은씨로부터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19일 서한을 보낸 사실은 없다고 부정합니다.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큰 창피를 당한 셈이지만, 이 건에 관해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에서 18일의 발언은 이른바 관측기구이고, 북한의 반응을 보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것이겠죠.”(시게무라씨)

평소의 북한이라면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 부정하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해도 더 과감한 톤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극히 담담한 어투였다. 이 일로 미국은 정은씨의 용태는 꽤 나쁜 게 아닐까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다만 미국의 경우 정은씨가 수술을 받았지만 경과는 양호하다는 내용이면 기껏 흘려도 미디어가 보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CIA라는 미국 첩보기관이 CNN측에 수술정보를 흘릴 때, 확실하게 방송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중태라고 강조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냉정하게 정보를 종합하면 수술은 사실이지만 컨디션은 쾌유에서 중태까지 폭이 있다고 봐야 하겠죠.”(시게무라씨)

한국 정부는 과거에 김일성 사망설을 발표했지만 나중에 오보였던 것이 판명됐다.

한국의 중앙일보(일본어판)23일 전자판 기사로 칼럼CNN김정은 위원장이 위독’...한미 정보에 차이(1)’을 게재했다.

이 기사에 예전에 김일성 암살설을 발표한 경위가 소개돼 있다.

198611월 중순, 서울에서는 김일성 피격사망이라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암살됐다는 뉴스에 국제사회는 소란스러워졌다. 대통령이 긴급각료회의를 열어 북한군 최전방부대에 보기가 게양됐다든가 김일성 주석의 죽음을 의미하는 노래가 흐르고 있다는 국방부 보고가 이어져 사망은 사실처럼 간주됐다. 그러나 보도 이틀 후인 이달 18일 김일성 주석은 평양을 방문한 몽골의 인민혁명당 서기장을 마중하러 순안비행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미군 도청부대의 틀린 첩보가 진원(震源)이었다는 주장부터 국방부 책임론, 북한공작설 등이 계속됐지만 미스터리로 남았다. 한국에서는 굴지의 대형 오보사태로 거론된다.

 

설령 사망이라도 국가는 평온

 

만약 김정은이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있었다고 하면 조부 때와 똑같은 서프라이즈를 재현하자고 생각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중태설이 나돌고 있는 김씨가 씩씩하게 등장해서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회담을 하거나 중국을 방문하거나 하면, 한국과 미국의 첩보기관에 큰 수치를 안길 수 있습니다. 뭣보다도 자신의 정치기반을 강화시키는 것에도 연결될 터입니다. 이것은 결코 현실성 제로로 치부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시게무라씨)

이만큼 정보가 난무하고 있는 것은 특히 미국과 한국이 고의로 허위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도 관계가 있는 듯하다.

지금 북한 국내에서는 대규모로 맹렬한 스파이 사냥이 이뤄지고 있을 터입니다. 김정은씨의 건강상태에 관한 정보는 문자 그대로 국가기밀이고, 이것을 누설한 자는 극형에 해당합니다. 미국과 한국은 정보원을 은닉, 보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틀린 정보를 매스컴에게 쓰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시게무라씨)

가히 치열한 정보전인 셈이지만 설령 김정은이 사망했다고 해도 북한의 국가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쿠데타와 국민이 봉기할 가능성은 낮고, 간부도 상호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항쟁도 일어날 일도 없겠죠. 가령 김정은씨가 사망했다고 해도 김씨 일족의 가족모임, 노동당과 군의 간부, 합쳐서 10명 정도로 후계자를 정할 것입니다.”(시게무라씨)

덧붙여 말하면 후계자 후보로서는 형인 김정철 외에 3명 있다고 하는 정은의 친아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부친 김정일과 김정은의 사생아도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여동생 김여정을 후보자 후보로 보도한 미디어도 있지만 시게무라씨는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여성의 지위 향상 등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러한 점은 몹시 보수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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